던지다의 뜻을 가진 'Throw'
던지는 것은 사물이 될 수도 있고, 사람이 될 수도 있고 손에 잡히는 모든 것은 기본적으로 던져질 수 있다. 그만큼 사용범위가 넓으니 폭력영화에선 흔하게 나올법한 느낌인데 뇌리에 콱 꽂히는 영화가 없었다.
동사 어구 'throw up'으로 방향을 틀어볼까도 생각해봤다. 술 진탕마시고 썸 타고 있는 사람 옷에 '우웨웨웩'하는 장면들은 많이 있을테니까. 특히 한국 로맨스 코디 영화라면 빠질 수 없는 클리셰같은 장면.
내가 기억하기론 <색즉시공>에서 임창정을 비롯한 대부분의 주인공들이 술 뻘하게 먹고 구토를 하는 장면이 있었던 것 같다. 흐느적 흐느적 거리며 눈 풀린 연기를 펼치는 임창정이 계속 생각나는 영화. 그러나 구토하는 장면을 어떻게 멋들어지게 그려질까. 그저 우리들의 찌질하고 추한 일부분인데... 그리고 싶을 정도로 영화가 썩 내키는 것은 아니라 조금 더 생각해보기로 했다.
그러다 갑자기 <어벤져스, 2012> 에서 헐크가 로키를 '이리 휙 저리 휙' 내동댕이 치는 장면이 생각났다. 생각하고 있는 와중에도 힘 없이 패대기 쳐지는 로키의 모습이 계속 생각나서 피식피식 웃게 됐다. 그러고 보니, 생각나는 영화들이 마치 몇 년전에 본 것 같은데 연식이 다들 기본 5년 이상은 하는 것 같다.
참고용 이미지를 찾아보니 클립으론 있는데 원하는 느낌의 이미지 자료는 마땅치 않았다. 유튜브에 있는 해당 클립을 찾아 결국 하나 하나 일일히 캡쳐해서 맘에 드는 장면을 선정했다.
주말 약속이 잡혀있어 나가기 전에 그리려고 했는데 약속 시간 전까지 이것저것 하다보니 시간이 훌쩍 지나가버려 친구를 만나는 동안 까페에 가서 그렸다. 꾸준히 매일 무언가를 하는게 쉽지 않다는 것을 새삼 다시 깨닫게 되었다. 충동적으로 친구와 만나서 수다도 떨고 싶고, 감정적으로 고단한 날에는 아무 생각도 안하고 내가 좋아하는 영화도 보고 싶은데 그런 유혹들을 다 뿌리치고 하루의 어떤 시간을 내가 목표로 하는 데만 쓴 다는 것이 생각보다 고단한 일이였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그림. 그리면서도 계속 피식피식 웃게 되서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 섹시한 로키가 헐크에게 맥없이 낙다운 되서 '힝ㅠ.ㅠ' 하는 강아지 같은 표정도 덤으로 즐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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