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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토버 2020 Inktober 2020

Inktober Day 8. Teeth 잉크토버 8일 차 치아 :: 올드보이

by latebloomingrumi 2020.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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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차의 키워드가 동물에서 사람으로 바뀐 듯 한 8일 차의 챌린지 키워드는 ‘Teeth’
무려 13년 전에 개봉한 오래된 영화가 생각났다. 실제로 영화를 관람한 지는 아마 10년 안 짝일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지 잔상이 깊게 남아있어서 그런지 ‘치아’ 키워드를 봤을 때 바로 생각난 것은 <올드보이>에서 오대수가 고문을 하는 씬이었다.

 

어떤 장면을 골라서 그려볼까 고민하기 위해 해당 장면에 관련된 영상을 찾아서 보는데, 내 이가 실제로 빠지는 듯한 기분 나쁜 찝찝함을 강제로 느낄 수 있었다. '뜨악, 장도리로 이가 빠지는 기분이라니...' 시각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굉장히 고어한 영화였구나라고 다시 한번 느꼈다. 

 

이번에 영상을 보면서 놀랐던 것은 실제로 영화에서 이를 빼는 장면을 직접적으론 보여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근데 마치 우리는 그 장면이 있었던 걸로 착각하고 있었다(나만 그런 걸지도 모르겠지만). 이 빼는 과정은 생략한 채, 앞 뒤의 과정을 편집으로 이어 붙임으로써 실제 이 빠지는 장면이 있었다고 생각하게 만든 것이다. 장도리를 이에 갖다 대고 겁 주면서 말하는 장면 뒤에 바로 이가 후드득 키보드 위로 떨어지는 장면을 이어 붙여 편집한 것이다. 영화적인 언어를 제대로 사용한 박찬욱, 정말 천재다, 천재.  

 

그런데 키보드 위에 떨어진 이의 피 색이 흥건하게 밝은 레드칼라여서 좀 인위적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왜 하필 키보드 위에 떨어지는 느낌이었을까? 이건 그냥 영화적으로 궁금한 부분이다. 

이 뽑을 때 장도리(올드보이하면 장도리 아니겠습니까)가 드러나는 부분을 그릴까 아님 키보드 위에 떨어진 이를 그릴까 고민이 됐다. 그래서 결국은 다 그리기로 했다. 고민만 하다가 한 가지로 선택은 하지 못하고 맨날 다 그리는 듯하다. 

 

오늘 그림에선 레드 색깔의 피가 포인트라고 생각해 선 라인을 조금 간단하게 그리고 수채화로 원 포인트를 주기로 했다. 캘리그래피용 종이라 수채화가 이 종이에 잘 먹어서 내가 의도한 대로 나올지가 관건이었다. 테스트할 시간이 따로 없어 바로 실전으로 돌입했다. 

 

연필 밑 스케치 지우는데 번져서 더 색칠하고 싶었다

혹시 나중에 디지털 작업을 하게 될 수도 있으니 펜 스케치 결과물을 이미지로 먼저 남겨놓았다. 

 

형태가 잘 안 산 엉성한 핏자국..


갖고 있는 수채화 색의 레드가 약간 다홍색? 같은 느낌으로 밝아서 검정색을 섞어 어둡게 만들었다. 그랬더니 선홍선홍한 느낌이 아니라 탁한 레드 느낌의 피가 탄생했다... 흥건하게 키보드에 섞여 들어가는 피를 표현하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잘 표현되지 않았다. 붓질 한 번에 '앗, 망했다...'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러나 다시 그릴 시간은 없어서 결국 이대로 여러 장 인증샷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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