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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드로잉_Movie Scenes Drawing

[영화 드로잉/Movie Drawing] 내 사랑(Maudie) :: 너의 아픔까지 사랑으로 포용하는 로맨스

by latebloomingrumi 2020.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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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브를 타고 움직일 때마다 보이던 <Maudie>의 옥외 포스터 광고를 자연스럽게 접하면서 이 영화 봐야 하는데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Shape of Water>를 찍고 나서 한창 상한가를 달리고 있는 '샐리 호킨스'와 '에단 호크'의 조합에 '미술'이 주요 오브젝트로 나오는 이 영화를 어찌 안 보고 넘어갈 수 있겠는가. 영화는 잔잔하게 큰 파동을 일으키는 분위기를 갖고 있어 보고 나면 진한 여운이 진하게 남는다. 에스프레소보다 더 진한 맛을 자랑하는 티오피처럼.

 

한 명은 몸이 아프지만 마음은 정상이고, 한 명은 몸은 정상이지만 마음이 아픈 사람들의 사랑이야기는 상처 하나쯤 갖고 사는 요즘 현대인에게 꽤나 매력적인 시놉시스로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밥벌이 하기도 힘든 상황에서 비전공자가 그림을 그리고, 그 그림들로 밥벌이를 하고 유명세를 떨친다는 부분 또한 굉장히 흥미롭게 들린다.

 

오랫동안 머릿속에 남아있는 장면은 에단 호크가 샐리의 뺨을 때리는 장면이다. 내 철학에 반하는 상황이었는지 아무리 에단 호크라도 폭행은 용서할 수 없었고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었기에 시간이 지나도 희한하게 계속 생각나는 장면 중 하나이다. 바다처럼 수심 깊은 마음씨를 자랑하는 여주인공은 '너는 내가 필요하다'며 오히려 아량을 베풀어 준다. 

 

내게 상처 준 사람에게 손을 한 번 더 뻗어서 용서를 내미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싶다. 그런 점에서 나라면 이미 한 번 때렸을 때, 당장 짐싸고 나갔을 거다. 영화에서는 한 번으로 묘사됐지만, 그건... 실제 삶에서 수 없이 반복되게 하는 첫 시작에 불과할 테니까 말이다. 겨울이 되면 은근 생각나는 영화. 캐나다의 설경 구경도 덤으로 함께 할 수 있다.

 

마음이 깨끗하고 올바른 사람은 힘든 상황과 역경에서도 힘을 낼 수가 있다. 덤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으로 먹고 살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가는 모습에서 게으른 나를 반성하기도 했던 것 같다. 그런 점에서 <내 사랑>을 보면서 가장 배우고 싶었던 것은 여자 주인공의 태도였다.

 

바빠서 그림 그릴 시간이 없어서,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그림은 그려야 하는데, 그림으로 나도 작가 소리 들으면서 살아보고 싶은데라는 
희망에 변명만 하고 있던 나를 조금 더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이끌어주는 선한 영향력을 내게도 끼치지 않았나 싶다.  

 

 

배고파서 COOP에서 에그 샌드위치 사서 몰래 먹었다.(까페에게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 쏘리...)
거친 붓의 기운이 느껴진다 ㅎㅎ 주인공 옷을 나름 신경써서 칼라링 했는데 여주 얼굴 조커가 되어 버렸다. 

 

집 앞에서 단촐하게 식을 올리는 장면도 마음에 들었지만, 개인적으론 에단 호크가 고기를 싣고 다니던 탈 것에 호킨스를 태워주며 들판을 배경 삼아 돌아다니던 모습이 더 아름답고 멋지다고 생각했다. 영화를 보고 난 후의 감동을 더 길게 느끼고자 붓을 들었다. 워털루 역 근처에 있던 바 같은 커피숍. 낮에는 커피를 팔고 저녁에는 술을 파는 아늑함이 느껴지는 장소였다. 지하로 내려가 자리를 잡고 그림을 그렸다. 옆 테이블에 있던 노부부가 동양인 애가 혼자서 그림 그리는 모습을 보며 신기해하면서 질투하는 느낌으로 자기들끼리 얘기하던 게 생각난다. 나만의 착각일 수도 있지만 여자분이 자기도 그림을 그리는데, 어쩌고저쩌고. 내가 하는 취미활동이 그것이 무엇이 되었든 당장에 빠른 결과를 내주진 않지만, 천천히 나만의 방식으로 진행하는 게 시간이 흐른 후에도 그 당시 취미활동을 하던 나와 그때의 상황을 더 기억하게 해 준다. 뒤돌아보면 다시 한번 좋았던 시간을 음미하며 추억을 되새겨 보게 된다. 

 

참고로 그림은 여주인공의 얼굴 표정에서 제대로 실현되지 못해서 너무 아쉽다. 어두컴컴한 조명아래 목 숙이면서 그렸는데 더 그럴싸한 느낌이 나오지 않아 속상했지만 디지털로 그리는 손그림이니 그것 또한 내가 감내해야 할 부분이라고 위안을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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