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제목에도 '셰프'가 들어가 있는 <아메리칸 셰프> 속 한 장면을 그려야 겠다고 생각했다. 아들과 아버지가 트럭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장면도 마음에 들었지만 '쿠바 샌드위치'를 만드는 장면이 더 마음에 들었다. 먹을 거 최고...!
다 같이 합심해서 시그니쳐 메뉴를 만드는 장면에서 뭔가 쾌감을 느꼈던 것 같다. 고난 속에 있던 주인공이 이 음식을 통해 역경을 이겨내게 되는 상황을 대리만족해서 카타르시스를 느꼈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만드는 장면을 하나의 정지된 프레임으로 그리는 게 생각보다 잘 살지 않을 것 같고, 밋밋한 것이 맛도 없어 보여서... 결국엔 또 다른 상징적인 '푸드 트럭'을 그리기로.


간단한 선 라인으로 귀엽게 그릴까 싶었지만, 너무 간단하게 그리고 싶진 않아서 나름 세세하게 그리려고 노력했다. 나중에 인스타에 올렸을 때, 생각보다 반응이 좋아서 이런 아기자기한 느낌의 그림?에 사람들이 반응하는구나를 체험할 수 있었다.
손은 트럭을 그리고 있지만, 머릿속엔 어째서인지 철판에 자글자글 녹아 내리고 있는 치즈가 계속 기억에 남는 건지...
'쿠바 샌드위치'는 아직 먹어보지 못 했지만, 한 편으론 '필리치즈샌드위치'가 계속 생각났다. 런던 스미스 필드 마켓에서 먹던 '필리치즈샌드위치'에 향수 젖는 밤을 보냈다. 버락 오바마도 방문했다는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가게에서 '필리치즈샌드위치'도 직접 먹은 적이 있는데, 어째서인지 런던에서의 기억이 더 강하게 남는지 모르겠다. 필리에 있던 가게는 인기가 너무 많아서 내 뒤에 줄 서 있는 사람도 그렇고 주문 환경이 굉장히 빠르게 돌아가야 해서 압박스러워서 그런지도. 찬찬히 살펴보면서 주문하는 것이 아닌, 공장의 부품으로 내가 거기에 서 있고, 빨리 치고 빠지는 그런 느낌이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아메리칸 셰프>의 '쿠바 샌드위치' 얘기하다가 '필리치즈샌드위치'를 얘기하는 무논리 포스팅.
해외 마켓 돌아당기면서 푸드 트럭에서 파는 이 나라, 저 나라의 음식들을 간단히 맛 보며 즐기던 순간이 생각나는 아련한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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