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희경 작가 극본의 또 다른 드라마, 2013년에 개봉한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제목을 캘리그라피 붓으로 따라 써봤다. 2005년에 개봉했던 SBS 드라마 <봄날> 이후, 8년 만에 처음으로 티비 스크린에서 조인성의 드라마를 만나볼 수 있었던 차라 더 많이 기대하기도 했었다. 여자 연예인의 외모 중, 내가 좋아하는 송혜교가 함께 주인공으로 나온다고 해서 반드시 본방 사수해야 한다며 호들갑 떨던 시간도 기억이 난다. 8년 동안 조인성은 영화 스크린으로 무대를 옮겨, 자신의 커리어를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었다. <발리에서 생긴 일>의 조인성 감성 잊지 못해 오랜만에 티비에 비쳐질 그의 모습에 한껏 부풀어 올라있었다.
그렇게 기대하며 시청했던 드라만데, 마지막까지 봤는지 안 봤는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첫 화에서 처음 등장하던 조인성의 멋진 모습은 기억이 잘 나는데. 길쭉길쭉한 그의 키를 한 화면에 다 담아내지 못해, 발끝에서부터 서서히 상체로 올라가는 카메라의 무빙은 언제나 짜릿함을 선사한다. 드라마에서 아름답게 찍힌 한라산의 설경을 구경하기 위해 이후 직접 겨울 한라산 등반에 나서기도 했었다. 백록담에 올라서는 날씨가 흐려져 맑은 못을 볼 수 없었지만,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어 다행이었다. 두 배우의 얼굴이며, 나오는 촬영 장소며 다들 예쁘게 찍혀서 나왔던 걸로 기억이 나는 드라마다.
이전에 <괜찮아 사랑이야>를 먼저 써보고 나서, 이걸 써서 그런가 제목의 캘리그라피 글씨체가 왠지 한 사람에게서 의뢰한 게 아닌가 싶었다. 연습을 하다 보니 풍겨지는 느낌이랄까? 그런 게 비슷한 느낌이었다. 노희경 작가님의 극본에 의해 만들어진 드라마 제목 쓰기에 참여한 사람이 한 사람일 거라는 기정을 사실화한 채, 내심 그 사람을 질투하기도 하며 부러워하는 마음으로 글씨체를 연습해봤다.
제목에도 들어가 있는 바람이 주요 키워드인 것 처럼, 하늘하늘 바람이 불어오는 듯한 느낌이 글씨체에 나타나 있다. 구불구불 구름을 타고 하늘 위를 비행하는 듯한 자유로운 물결의 느낌이 있어, 캘리그라피 제목으로 따라쓰면서 재미도 느꼈다. 한글 캘리그라피의 경우 멋을 내기에 적합한 글자가 리을이다. 길고 가느다라면서 흘려 쓰는 느낌으로 리을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리을이 어떤 식으로 표현됐는지 살펴보는 것도 캘리그라피를 연습하는 자세에서 살펴보면 좋은 점이다.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경우는 두 가지 버전의 리을이 사용되었는데, 겨울에 사용된 첫 번째 리을은 한자 갈지(之)에서 변형된 듯한 느낌으로 사용된 걸 확인해볼 수 있다. 바람에 사용된 두번째 리을은 보편적으로 리을을 멋스럽게 표현할 때 사용된 방식에서 비슷하게 바뀐 느낌이다.
극 중 주인공 이름으로 등장했던 오영과 오수도 살랑거리는 느낌으로 자유롭게 써보았다. 얇은 캘리붓을 이용해서 썼는데 확실히 필압에 따른 영향을 많이 받아서 더 다양하고 자유로운 글씨체를 구사할 수 있었다.
다음 주엔 캘리그라피 공모전 마감일이 대거 있어, 할 수 있는 것들을 추려보고 준비해서 내는 시간들로 채워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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