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캘리그라피 족자쓰기 친척 선물

연휴 5일이 쉬는 것 같지도 않게 스리슬쩍 지나가는 기분이다. 오늘도 피곤해서 잠을 바로 청하고 싶지만 1일 1포스팅을 위해 졸린 눈을 비비며 눈을 감으며 쓰고 있다. 추석 연휴, 친척 집의 방문으로 예상치 못하게 족자에 성경 캘리그라피를 써서 선물로 줘야겠다는 얘기가 나왔다. 그 바람에 인사동 나들이도 갑작스럽게 하게 됐고, 다녀온 후 문구 연습을 미친 듯이 했다. 머리가 과부하가 되니 모든 행동을 스톱하고 게을러지고 싶었지만 받아볼 사람의 반가운 표정과 기분 좋은 리액션을 상상하며 포기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성경 말씀용 표구용 캘리그라피

문구는 장남과 처남의 집안에 맞는 느낌을 골라서 캘리그라피 글씨체 연습을 다르게 써서 표현해보려는데 시간을 많이 쏟았다. 말씀은 잠언과 신명기에서 힌트를 얻었다. 글이 긴 것은 아직 내가 소화하기가 힘들어서 어떤 느낌으로 표현해야 할지 고민하는데 애를 먹었다. 다 쓴 후, 낙인도 찍는데 어디에 찍는 게 예쁠지 어떠한 룰이 있는지 알지 못해서 고민하다 그냥 찍고 싶은대다 찍었다. 호 이름 때문에, 여기 올린 이미지에서 그 부분은 삭제했다.


쓰고 나서 보니, 화선지에 연습하고 연습하고 또 연습한 후에 족자에 옮겼는데도 부족함이 많이 보이고 잘 써지지 않아 삐긋거리기도 했다. 저녁이 이미 자정을 향해 가고 있어 다시 쓸 에너지는 없었다. 이걸로 돈을 벌고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에 순간 아찔했지만 그래도 직장을 다니면서 내가 하고 싶지 않은 일에 시간을 쏟는 것보단 장기적인 관점에서 훨씬 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신명기 말씀을 쓸 때는 연습했는데도, 실전에서 틀리게 쓴 단어가 있다. 시간이 더 있었더라면 다시 썼을텐데 그러지 못해 아쉽다. 신명기 구절은 말씀이 길어서 어떤 글씨체를 쓸까 고민하다 그냥 작게 다 쓰면서 특정 단어에 포인트를 줘 크게 쓰는 걸로 구도를 잡았다. 잠언 말씀은 이래저래 구도를 연습해보는데, 생각보다 아이디어가 빨리 나와서 연습하는 데에 총력을 다했다. 성경 캘리그라피 구문으로 사용했던 말씀을 텍스트로 공유해보며 마무리!

 

사람이 마음으로 자기의 길을
계획할지라도 그의 걸음을
인도하는 이는 여호와니라

잠언 16:9

여호와께서
너를 위하여
하늘의 아름다운
보고를 여시사
네맘에 때를 따라
비를 내리게 하시고
네 손으로 모든 일에
복을 주시리라
네가 많은 민족에게
꾸어줄지라도
너는 꾸지 아니할 것이요

신명기 28:12

확실히 화선지에만 연습하다가 족자에 성경 캘리그라피를 써보니, 훨씬 더 있어 보이고 받는 이가 기쁘게 받아줘서 힘든 시간이었지만 보람차게 느껴졌다. 글씨로 아쉬운 부분은 그림으로 눈을 돌리게 하려는 얄팍한 속임수도 써보기도 하고. 캘리 수채화도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친척이 받아보고 디자인별로 컨셉을 정해서 팔아도 괜찮을 것 같다고 입 좋은 말을 해줘서 기분이 더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