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나들이 족자 구매

추석 연휴라 여유롭게 지나갈 줄 알았는데, 본격 연휴 전 날부터 너무 바빴다. 친척집 방문에 들고 갈 성경 캘리를 쓴다고 족자를 구매하러 인사동에 또 나갔다. 보통 캘리그라피 공모전을 준비할 때는 주제를 파악하고 그거에 대한 브레인스토밍을 알게 모르게 미리미리 준비해두는데 이번엔 충동적으로 진행하게 된 개인 프로젝트라 시간이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갔다.

다양한 사이즈의 족자 구매

족자에 괜찮은 먹물도 추가로 구매하고, 도장 찍을 인주까지 구하러 다니느라 다리가 퉁퉁 붓고 피곤한 하루였다. 집에 와서는 일곱시부터 열한 시까지 두 개의 족자에 글을 쓰기 위해 연습하고, 글자 구도 잡고 글씨체 어떻게 쓸지 연구하고. 머리가 빠르게 순회되지 않아 식은땀이 났다. 받는 사람의 기쁜 표정을 생각하며 열심히 작업했는데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다. 그래도 이런 개인 작업과 캘리그라피 공모전 작업, 서실에서 진행하는 서예 대회에 참가하면서 조금씩 실력이 느는 것 같으면서도 표현하고 싶은 대로 표현할 수 없는 표현의 자유에 한계가 느껴져 답답하고 아직 한참 멀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하우의 겹이 쌓여야 내 글에 자신감을 갖고, 누군가를 가르치면서 밥벌이를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