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동 캘리그라피 서예 필방 나들이 - 봉원필방 명신당필방 일신당 필방

가을이 훌쩍 온 줄 알았는데 날씨가 낮에는 아직도 꽤나 더워서 인사동에 나갔다가 고생했다. 캘리그라피랑 서예 용품을 사려고 여기저기 필방을 둘러봤다. 집에서 개인적으로 조금 더 연습하려고 이전부터 말로만 산다고 했던 서예 용품들을 이번에 한 번에 사느라 꽤 큰 지출을 하게 됐다. 온라인으로 사도 되는데 시간이 빠듯하기도 했고, 붓 같은 경우엔 실제로 보고 사는 게 더 믿음직스러워서 출사 겸 겸사겸사 나갔는데 유용한 시간이었다.

 

 

인사동 봉원필방

 

인사동 차없는 거리에는 서예나 동양화 재료를 파는 필방이 대여섯 개 있는 것 같다. 걸어가다 보이는 옆길의 골목에도 여러 개의 필방이 존재하는 것 같다. 보통 봉원필방이나 명신당필방을 이용하는 편인 것 같아, 맨 처음으로는 나도 봉원필방에 들렸다. 쌈지길 근처에 큰 매장으로 위치한 봉원필방은 2호점이고, 1호점은 스타벅스 가기 전 골목에 있는 곳이다. 큰 곳은 왠지 프랜차이즈화 느낌이 들기도 하고 부담스러워서 작은 곳으로 갔다. 서예붓이랑 캘리붓을 사려고 나왔는데, 기타 서예 관련 용품이 하나도 없어서 한꺼번에 다 같이 마련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귀찮음에 둘러보기만 하고 그냥 집에 갈까 싶기도 했다. 그래도 힘들게 시간 내 나왔으니, 뭐 하나라도 건져가야 한다는 생각으로 봉원필방 밖에 미끼용으로 전시돼있는 붓들을 살펴봤다. 양모라고 해도 밖에 있는 것들은 오래되기도 했고, 인조 플라스틱이 많이 섞여있다는 말(에 낚여서)에, 홀린 듯이 매장 안으로 들어갔다.

서예붓 캘리붓 뭘 사야할까

 

서예로 거진 1년 넘게 필체 연습을 하고 있지만, 어떤 붓을 골라야 할지 혼자서 선택하고 고르는 것은 어렵기에 매장 직원분의 도움을 받았다. 아직은 초보인데 5-7만원 사이의 붓을 추천해주셔서 조금 부담스럽기도 했다. 2-3만 원대의 붓으로 추천해달라고 요청드려서 다시 붓을 잡고 테스트해보기도 했다. 사실 처음 받았던 한글, 서예 붓은 5만 원대로 좋아 보이긴 했는데 탄성력이 내가 원하는 만큼 탄탄하지 않고 약간 부드러운 느낌의 붓이라 그동안 내가 연습해왔던 느낌과는 달라서 부자연스럽게 느껴졌다. 그다음 추천받은 3만 원 대의 붓은 막 시작하는 초보자나 중하급의 실력인 사람들이 쓰기에 적당한 느낌이었다. 탄력성도 내가 원하는 느낌이라 붓 자체에 힘도 있고. 붓과 관련된 리뷰는 똑같은 글씨로 테스트한 후에, 나중 포스트에서 조금 더 자세하게 다뤄봐야겠다. 기록용으로도 나에게 도움이 될 것 같기도 하고, 무슨 공부를 하든지 간에 장비빨이 필요한 분야에서 제일 처음 하는 고민은 어떤 걸 사야 할까이니까.

 

 

그렇게 벼루, 먹물, 문진, 연습용 화선지를 함께 샀다. 총가격은 궁금하신 분에 한해 비밀 댓글로 공유드릴게요! 이제 빨리 연습하러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