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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그라피 성장기_Calligraphy Moment

화양연화 제목 따라쓰기 / In the Mood for Love Calligraphy

by latebloomingrumi 2021. 7.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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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 드로잉 카테고리에 오랜만에 리뷰 글을 올리고 싶었는데, 어째 그려놓았던 그림들이 다 선 스케치로 깨작깨작 그리다 만 미완성의 것들이라 올릴 수가 없었다. 아쉬운 마음에 왕가위 영화의 <화양연화>를 정통 서예 스타일로 쓴 글씨 연습 겸 내용들을 공유하려고 한다.

 

화양연화 글씨 연습

 

왕가위 감독의 영화는 스토리를 따라가기보단 스타일을 따라가며 씬마다의 감정을 느끼는 게 더 이입도 잘 되고, 영화를 이해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그의 영화 중 <화양연화>를 처음 봤을 때, 두 사람의 이별 장면 연습에서 감정이입을 한껏 했던 나는 참 많이도 울었다.

 

2020년 12월 말, <화양연화>가 4K 리마스터링으로 재개봉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코로나의 위험도 감수하고(?!) 나는 극장으로 바로 달려갔다. 노트북의 작은 스크린 화면으로 느꼈던 감동을 큰 화면에서 느끼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코로나의 영향으로 연일 쏟아져 나왔던 미디어 뉴스의 홍보 역할은 약간 빗겨나간 듯 보였다. 개봉관에는 나를 포함해 모두 4명의 관객뿐이었다. 

 

여러번 연습끝에 그나마 괜찮다고 생각한 결과물

 

처음 영화를 접하고,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이란 뜻의 '화양연화' 단어를 알게 되었을 때 그 의미마저 좋아 한동안 카톡의 프로필 대화명으로 사용하기까지도 했었다. 갖지 못할 지나간 과거의 아름다웠던 나에 대한 시간과 이미지에 대한 추억이 그렇지 못한 현재의 현실과 대비해 마치 이상향을 찾아 헤매는 피터팬처럼, 이 단어에 집착하고 유독 찬양하게 만드는 것 같다. 

 

이전과 달리 조금은 객관적인 느낌으로 <화양연화>를 다시 마주했을 때, 그들의 이별 장면 연습에서 나는 거대한 울음을 터트릴까라고 생각했는데 눈물 한 방울 나오지 않았다. 그들의 사랑이 불륜이라는 현실에 너무 도취됐던 걸까. 두 주인공의 감정선을 따라가는 데는 문제가 없었지만, 예전만큼 슬프진 않았다. 애틋하다기보단 오히려 덧없고 헛헛하다는 감정이 더 많이 들었던 건 왜였을까.

 

화양연화 글자에 따른 구도를 잡아보려고 연습 중

 

양조위가 아내와 마작을 하는 부엌으로 장만옥이 들어가는 오프닝 씬에서 영화의 주요 OST인 'Yumejis Theme'이 처음으로 흘러나오게 된다. 비장하고 웅장하게 시작하는 전주에서 아내와 장만옥의 위치가 인 앤 아웃되는 디졸브 씬으로 이어지는데, 그때 느낄 수 있는 긴장감이 이 영화에서 불륜을 저지르는 아내와 남편의 또 다른 불륜 행각이 틀킬까 어쩔까 긴장하게 되는 기분을 느끼게 분위기를 만들기도 한다.

한 번의 오에스티로 끝나는 줄 알았던 이 노래는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무려 10번 정도 흘러 나온다는 흥미로운 사실도 발견할 수 있었다(나올 때마다 센다고 셌는데 대략 이 정도로 많이 나왔다).

 

 

장만옥의 다양한 치파오 드레스를 구경하는 것도 흥미로웠다. 그녀의 무드에 따라 옷의 색깔도 밝게 변하거나 어둡게 나타나거나 하는 것도 함께 살펴보면 재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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